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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동백꽃의 상징 / 산타나 야생화이야기

by 솔나리와 땅나리 2024.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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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의 상징

 

< 청렴과 절조 >

동백은 상록수로서 겨울 또는 초봄에 꽃이 피므로 청렴하고 절조 높은 인간의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고 거기에서 높은 가치관을 취하려는 풍조가 배양되어 왔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동백을 매화와 함께 높이 기렸다. 그리하여 동백나무를 엄한지우(嚴寒之友)에 넣어 치켜세우기도 하였다.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를 세한삼우(歲寒三友)에 넣고 동백은 빼어 버린 데 대하여 동백으로서는 불만스러울 것이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추운 겨울에도 푸르름을 지녀 절개를 지킨다고 하지마는 그들은 결코 혹한에 꽃을 피울 수는 없는 것이다. 동백은 이른 봄이 아닌 한겨울에도 꽃을 피움으로써 매화보다는 추위를 잘 이겨낸다. 잎보다는 꽃으로 추위를 견디는 그 기개를 더 높이 찬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허백련(許百鍊)은 화제에서 매화와 동백·대나무를 〈세한삼우〉라 하였고 매화와 동백·수선을 〈삼우군자(三友君子)〉라 하였다.

 

 

 

< 신성과 번영 >

동백은 신성과 번영을 상징하는 길상(吉祥)의 나무로 취급되었다. 따라서 남쪽지방에서는 혼례식의 초례상에 송죽 대신에 동백나무가 꽂혔다. 초례상 위에 놓인 진록색의 동백나뭇가지에는 동백처럼 오래 살고 동백의 푸르름처럼 변하지 않으며 영화로움을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시집가고 장가가는 행차에 아이들이 오색종이가 걸린 동백나뭇가지를 흔드는 것도 이러한 축복의 뜻이 담겨 있다.

 

< 다자다남() >

동백나무는 많은 열매를 다는 까닭에 다자다남을 상징하게 되었고 나아가서 이 나무는 여자의 임신을 돕는 것으로 믿어졌다.
동백나무 가지로 여자의 볼기를 치거나 동백나무 막대기로 여자의 엉덩이를 치면 그 여자는 남자아이를 잉태할 수 있다는 미신을 낳게 하였는데 이것을 묘장(卯杖) 또는 묘추(卯錐)라 하였다. 그것은 동백이 주술적인 마력이 있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만약 동백나무를 구하지 못하면 호랑가시나무나 대추나무·복숭아나무로 대신하기도 했다고 한다.

 

 

 

 

< 불길() >

동백꽃은 질 때의 모습이 다른 꽃에 비해 좀 특이하다. 꽃잎이 한 잎 두 잎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꽃송이가 통째로 쑥 빠져 떨어진다. 떨어진 꽃송이의 꽃잎은 모두 하늘로 향하고 있다. 그렇게도 싱싱하던 꽃잎이 조금도 시들지 않았는데도 어느날 아침 바람도 없는데 마치 백마강에 삼천궁녀 떨어지듯 뚝 떨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백은 통째로 떨어지는 까닭에 불길을 상징하는 나무로 취급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제주도에서는 동백나무는 불길하다고 하여 집안에 심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그 모습이 마치 무사의 목이 잘려 땅에 떨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하여 꺼린다고 한다. 그래서 동백꽃이 떨어지는 것을 춘수락(椿首落)이라고 하였다.

 

동백꽃과 민속

 

< 당목()과 신당 > 

동백나무는 상록수로서 장수를 할 뿐 아니라 그 고목은 기형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고 또 그 숲은 온화하고 정적(靜寂)한 느낌을 주므로 서해안과 중부 이남지방에서는 오래된 동백숲에 신당이 모셔진다. 그 중에서 가장 크고 특이한 나무는 당목으로 지정되기도 하고 동백나무숲은 당숲으로 보존된다.
청해진(淸海鎭) 유적지인 완도군 장좌리 장섬의 정상에 있는 동백나무숲을 당숲으로 여겨, 그 안에 삼별초(三別抄) 때의 송징 장군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다. 매년 음력 정월 보름날 제사를 지내고 있는데 이를 장도제(將島祭)라 한다. 서해안 칠산 바다 위도의 진리에도 당산 정상에 있는 동백나무숲이 마을 당산으로 보존되고 있는데 해마다 음력 초이튿날에 제사를 지낸다. 서천의 동백정에는 바다의 풍요를 기원하는 신당이 있고 남해안 보길도의 동백숲도 마을의 당숲으로 전해진다.
이들 동백숲은 해마다 당제가 치러지는 정초가 되면 왼 새끼에 금줄을 늘려 신성목(神聖木)으로 모셔진다. 따라서 이 나무의 가지를 꺾거나 꽃을 따서는 안 되며 이 나무에 대해 부정한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

 

 < 흉풍과 길흉의 예보 >

당목인 동백나무는 그 잎의 발아나 개화상태를 통해서 그 해의 흉풍·길흉이나 시운을 예시한다고 믿었다.

봄에 새 잎이 필 때에 한꺼번에 피면 풍년이 들고 두 번에 나누어 피면 평년작이고, 세 번 이상으로 나누어 피면 흉년이 된다고 믿었다. 또 잎이 잘 피면 비가 많이 오고 윗쪽이 먼저 피면 북쪽 마을이 좋고 아랫쪽이 먼저 피면 남쪽에 풍년이 든다고 믿는 곳도 있다. 그리고 잎과 꽃의 색깔이 곱고 짙으면 마을의 기운이 왕성해져서 풍년이나 풍어가 들며, 반대로 색깔이 곱지 못하고 병색이면 흉년이 들고 질병이 돌아 사람이 죽어나간다고 믿었다.

 

<  초혼()의 제구() >

진도지방의 용왕굿에서는 초혼의 한 제구로 동백떡을 만들어 사용한다. 물에 빠진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그 망자의 넋을 건지기 위해 동백나뭇가지에 동그란 떡을 여러 개 매달아 물가에 꽂아 놓는다. 그러면 하늘에 천도복숭아가 있듯이 물속에서 보면 지상의 동백나무에 떡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망자의 혼은 이 떡을 먹기 위해 물에서 육지로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 식재의 기피 > 

동백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자생하며 특히 해안이나 도서지방에 많다. 그런데 막상 동백의 본밭이라 할 수 있는 제주도에서는 전술한 바와 같이 집안에는 잘 심지 않았다. 제주도에서는 집안에 동백나무를 심으면 도둑이 자주 든다고 믿었다. 또 꽃이 떨어질 때 꽃송이가 통째 떨어지는 것이 불길한 인상을 준다고 하여 이를 멀리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 동백의 이용 > 

동백기름은 뭐니뭐니해도 전아(典雅)한 한국 여인의 머릿매를 맵시있게 해준 머릿기름으로 애용되었다. 동백기름을 머리에 바르면 그 모양새가 단정하고 고울 뿐 아니라 냄새도 나지 않고 잘 마르지도 않으며 더욱이 때도 끼지 않아 머리 단장에는 꼭 필요한 필수품이었다.
동백나무꽃은 그 꽃이 피기 전에 채취하여 말려서 약으로 사용하였는데 생약명은 산다화라고 하였다. 지혈작용을 하기 때문에 멍든 피를 풀거나 식히는 작용을 하며 피를 토하거나 장염으로 인한 하혈, 월경 과다, 산후 출혈이 멎지 않을 때 물에 달이거나 가루로 빻아 사용한다. 그 밖에 화상이나 타박상에는 가루로 빻은 약재를 기름에 개어 상처에 바른다.
동백나무의 잎을 태운 재는 자색의 유약으로 요긴하게 쓰였다. 재와 초의 양에 따라서 발색(發色)의 농도를 변화시켰다고 한다.
또 동백나무는 재질이 굳고 치밀해서 악기·농기구·가구 등의 재료로 많이 쓰였는데 그 이용도가 높았다. 얼레빗·다식판·장기쪽·목탁, 칠기의 바탕, 그릇 등의 재료로도 쓰였다.

[출처]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3, 2004. 3. 10.,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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